나의 이야기
들깨를 털다
돌처럼
2021. 10. 24. 18:26
잦은 가을비에
들깨를 베어넘기는 것도 쉽지 않았던 일,
베어넘기고서도 들깨가 마를 만하면 비가 적셔놓고,또 마를 만하면 비가 보이던 가을날.
지난 주 일요일과 휴가를 낸 월요일비를 피해 350여평의 들깨밭의 반을 털어내고,
비에 다시 마르기를 기다려
목, 금 휴가를 내어 들깨를 마저 털어내고 뒷마무리를 한다.
들깨를 한아름 안아다 도리깨로 털어내고
들깨 거스러미를 빗자루로 쓸어내고
다시 들깨 한아름 안아다 털어내기를 반복하며...
하루 반나절 동안,
남은 들깨를 털어내고 울타리망과 독수리연을 걷어들였다.
옥수수밭에선 때까치(물까치)는 쫓지못했지만 산꿩의 근접을 막았고
들깨밭에선 박새 무리는 쫓지못했지만 산비둘기의 근접을 막았던 독수리연에 비해,
옥수수밭에서의 울타리망은 멧돼지를 막지못해 지난 여름 마음에 많은 안타까움과 아픔을 주었었다.
잦았던 비에
들깨를 언제 털어낼까 늘 걱정이었던 마음은
빈 밭이 된 것을 바라보며 언제 걱정이 있었나 까마득히 잊는다.
주말엔
털어낸 들깨를 선풍기를 돌려가며 선별하고
비닐하우스에 모아놓은 가을빛에 건조를 맡겨놓는다.
그리고 나서
그냥 놓아두라는 밭가에 심었었던 한줄의 검은팥을 털고 나서
휴가를 더해 길었던 주말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