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20.10.17)
쉬이 올려다 보지않는 밤하늘
주말 시골에선 으례 올려다 본다.
도시에선 가로등 불빛이 별빛을 막아서지만
시골에선 아무 꺼리낌없이 반짝이며 내 시선에 안긴다.
누가 그랬던가.
저 별들 중에 붉은 빛으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화성이라고...
사실 주말의 시간을 쪼개어 들깨를 터느라 닭장을 들어선 닭들보다 귀가가 늦었다.
시골을 내려가는 길에 연탄보일러 화덕을 사들고...
노인일자리에 갔는지 울엄닌 보이지를 않아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며 연탄보일러를 청소하고 화덕을 설치하니 울엄니가 들어섰다.
안개가 걷히고 어느정도 베어놓은 들깨가 마른 듯 하여 도리깨를 들고 밭으로 나선다.
긴 그림자와 박자를 맞추며 투닥 투닥...
못다한 일은 휴일(일요일)로 미루며...
새벽
멀리서 꽥 꽥 소리지르는 고라니라고 잠결에 생각했는데
깨어보니 울엄니 거친 숨소리였다.
숨소리 조차 힘든 몸이 되어버린 어머니...
하얗게 서리를 뒤집어 쓴 지붕이
안개가 걷히기만 기다리며 햇빛을 기다릴 때,
나도 그 빛을 함께 기다리며 어제 방앗간에서 능궈온(도정) 옥수수알을 체로 선별해 놓는다.
닭장을 나선 닭들은
그 옛날 뻥튀기 장수가 오면 그물망 밖으로 튀어나온 뻥튀기를 주워먹는 아이들처럼
체를 빠져나가 땅으로 떨어진 옥수수알들을 서로 주워먹으려 달린다.
안개가 걷히고 햇볕이 들깨밭으로 향할 때
나도 얼른 따라가 도리깨질로 마감한다.
남지도 않게
가뭄속에서 느타리버섯은 모습을 보이고
그 여름
왕왕거리며 날던 말벌이 부숴지는 집을 떠나듯,
햇빛도 내린 곳마다 쓸쓸함을 보이며
서쪽하늘을 향하는데...
짧아진 해 만큼이나
나의 주말시간 또한 짧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