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20.7.18)
노루가 콩순을 다 잘라먹었다고
그래서 울타리를 쳐야 될 것 같다며 주말을 기다린 울엄니,
시골향을 이루고 보니
울엄닌 닭들이 이웃집으로 향하지 못하게 울 뒤쪽에 쳐놓았던 망을 텃밭으로 돌려놓아
노루나 고라니들이 텃밭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해놓았다.
울타리망을 하지않아도 되겠다 하니
밭은 안해도 되지만 이웃집으로 닭들이 가지못하게 망을 설치해야 할 것 같다고...
주중에 세찬 소나기가 있었다.
그 세찬 비에 인삼밭 초비들은 견디지 못하고 파도가 지난 것처럼 누워버렸다.
옥수수밭에서 들깨모종을 심던 울엄니도 세찬 소나기를 피하려 서둘다 엎어졌다는데
상체에 담결린 듯한 통증에 몸동작이 힘들단다.
이래저래 속은 시끄러운데
산까치떼들이 옥수수밭으로 날아들며 시끄럽게 울어댄다.
저 놈들이 옥수수가 익어가니 간을 보려 달려드는 모양이다 하고 훠이 훠이 들깨를 심으며 내쫓는데,
어디 그놈들이 멀리 날아기기나 할까.
고작 밭가 낙엽송에 올라앉아 저들을 쫓는 내 몸동작을 우습게 내려다 보고 있다.
혹시 뼈에 금이라도 갔을지 모르니 병원에 가보자고 하니
뼈는 이상없다 하며 담이 왔을 뿐이라며 며칠 지나면 괜찮을 거란다.
아직까지 울엄니 고집을 꺾지못하고 있으니...
소쩍새가 울 뒤 골짜기에서 흐린 날의 여름밤을 노래할 때,
바깥은 작물들이 한낮의 더웠던 숨을 토해낸 냄새가 들어서고
방안엔 울엄니가 담을 이겨내려는 파스 냄새가 그득했다.
휴일 아침
나 없을 때 아픈 몸을 이끌고 들깨를 심을까 걱정에
옥수수밭으로 나서서 들깨를 심는데...
고작 한 줄 심고나니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