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봄의 길목
돌처럼
2014. 3. 9. 19:59
봄의 길목
잿빛아래 하얀점은
갓 시집온 새악시 발걸음마냥
살포시
실비로 내려앉고,
노란빛 품은 대지
꽃향기 실어내려
솟아오르는 숨호흡을 가지런히 놓는다.
빛 닿지않던 산 밑
풀지않던 눈(雪)은 잔미소 보이며
솜털 보드랍게 세운
버들강아지 기지개를 엿보고
겨우내 서있던 한무리의 갈대는
잠시쉬려 내려앉은 겨울철새에서
봄소리 전해듣고 제꽃에 웃음띄운다.
옷깃 세우고
움직임 없던 나에겐
귓볼 스쳐지나는
시샘바람 소리 들리고
토담밑에 뛰돌던 강아지
따스한 날 안고
졸음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