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태풍 소식에..(2018.08.21)

돌처럼 2018. 8. 22. 20:44



태풍(솔릭)의 경로가 우리나라를 관통하며 지난다기에

사용하지 못했던 이틀의 여름휴가를 내어 시골집으로 향한다.

목적은 세물째 고추따기와 참깨를 베어넘기는 것.


시골에 도착하니

울엄닌 벌써 밭에 나간 듯 하고 닭장 아래위층에서 닭들이 빤히 내다보고만 있다.

닭장문을 열고 닭모이를 주다보니 마당밖에 매어있는 강아지도 밥을 달란다.


일복으로 갈아입고 고추를 따낼 요량으로 뒷밭으로 향하는데

울엄닌 참깨를 골라베고 있었다.

고추를 따고,

참깨를 베려고 들어서니 울엄닌 놓아두란다.

아직 꼬투리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태풍이 곧 온다는 이야기에도 꼬투리가 벌어지지 않은 것을 벨 수가 있냐고...




참깨를 베지 못하게 하니

지난 주말에 다 따내지 못한 마른 옥수수를 따낸다.

가뭄과 폭염에 삶아먹는 것으로 판매하지 못한 것이 많다보니 큰밭떼기의 마른 옥수수를 따내는데 저물도록 하게된다.




내일부터 태풍이 오니 참깨를 베자는 말에

울엄닌 요지부동이다.


거름이 되는 옥수수잎이 바람에 다 날아가니 그거나 베어넘기란다.

한낮이 뜨거워도 어디 쉴 수가 있을까.

오늘 다 해놓아야 하니...

물을 꽤나 마신 것 같다.




비닐하우스를 끈으로 군데군데 두르고,




어짜피 지나는 길

그냥 비만 곱게 주고 가면 안되겠니?


그나마 가뭄에 견디고 있던

콩밭을 바라보며

곧 올 태풍에 간절함을 담아보는데...




이틀동안

쪼그려 앉고

허리를 숙이는 일을 한 탓일까?


내일 아침이 되어서야 몸이 풀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