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7.05.13)

돌처럼 2017. 5. 14. 19:26


주말 시골아침,

지난 주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뻐꾸기와 꾀꼬리가 먼저 와서 시골에 도착한 나를 반겨줍니다.

계절은 또 한페이지를 넘기고 있네요.



아침 일찍부터 반나절 동안 약 300여평 옥수수를 파종하고



산책 겸 뒷산을 오릅니다.

지난 주 산란전이었던 산새는 알을 품고 있네요.



바람이 구름을 쫓는 건지,

아니면 도망을 하는 건지 나무에 채이는 줄도 모르고 급하게 지나갑니다.

비가 곧 내릴 듯 하여 오르던 산을 내려섭니다.


뒷산 꺼겅대는 꿩을 놀래킬 세라

꽝~ 소리치며 천둥번개가 요란하더니 여름비 마냥 세찬 비가 지붕을 두들깁니다.

앞서 도망가던 바람은 아직 갈 길을 다 못갔음인지 젖은 채로 담벽에 붙은 모습이

한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그렇게 한차례 세차게 쏟아붓더니

서쪽하늘 노을빛 무대를 만들며 개구리 합창을 들려줄 준비를 합니다.

고즈넉한 시간,

동구(洞口) 모내기가 끝난 논에선 개구리들이 제목소리를 듣게 하려는 듯 목청을 높이고,

곱지못한 소리로 고라니는 '꽤액~' 골짜기를 깨웁니다.


밤은 깊어가고...


이튿날 아침,

이른 봄엔 작은 새들이 재잘대며 아침을 열었는데

지금은 뻐국새, 꾀꼬리 등 여름철새들이 아침을 엽니다.

그 소리에 넋을 놓고 있었을까요?

서산을 넘지 못한 하현달이 솟아오르는 해에 들킬까 두려운 듯 내리비추던 빛을 거두고 있습니다.



서늘한 아침공기에 조금있다 참깨를 다시 파종하자는 울엄니의 말은 있었지만,

먼저 나와 지난 3월 말에 파종한 옥수수밭에 김매기를 합니다.


지난 가을 들깨를 제대로 털어내지 못했음인가요?

들깨섶을 밭에 펴고 트랙터로 로타리를 치고 옥수수를 심었는데 들깨가 엄청 싹을 틔워 올려 이른 김매기를 하게 합니다.



오전 10시까지 호미질을 하고



집 옆 참깨밭에 가보니 울엄니 참깨를 심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물어서인지, 아니면 참깨파종 후 바로 비가 내려 땅이 굳어서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가뭄에 콩나듯 참깨가 올라온 지라,

참깨파종을 다시 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역시 참깨파종은 제가 울엄니보다 느립니다.^^




참깨파종을 마치고

뒷밭 밭둑을 예초기로 깎고 춘천을 향한다 하니

울엄니 산밑밭에 참취를 뜯어다 삶아 가방에 챙겨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