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봄은 시작되는데...
돌처럼
2017. 4. 9. 20:38
봉당 끝
쌓아둔 블록 틈새엔
올해도 박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품는다.
누가 가르쳐 주었을까?
그 자리에서 해마다 새끼를 쳐 가는 거라고...
나 또한 해마다 그러했듯이
봄이기에,
시골집 뒷밭에 엎드려 옥수수 씨앗을 심는다.
젊은 날,
엎드려 옥수수 씨앗을 심었을 엄니는
미리 시장을 보아놓은 꼬막을 삶아 무쳐놓고
자식을 고생시킨다 라는 마음에
느린 몸놀림으로 점심을 차려낸다.
오늘의 봄날을
다시오는 봄날에 기억을 할까?
몇개 남지않은 이(齒)에
그나마 성치도 않아 드시지 못함에도
주말이면 올 자식의 반찬 걱정에...
마당구석 매실나무에 잠시 나 앉은 박새처럼
본능을 잃고싶지 않은 마음은 욕심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