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17.1.7)
새해들어 포근한 날의 연속입니다.
금요일,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늦은 시골향을 이루었는데
도착하자마자 호미들고 초석잠밭으로 달렸습니다.
일주일 동안 날은 따뜻했어도 북쪽면의 고랑은 그래도 얼어있네요.
반나절 동안 3kg 정도 캤으려나~
다음 날 아침,
지붕에 하얗게 서린 서리가 아침햇살에 반짝이고,
처마밑에서 밤을 보낸 딱새는 마당구석에 선 고야나무 가지에 앉아 삑삑 소리내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초석잠을 캐긴엔 언 땅이라
낫을 들고 울 뒤로 향하여 우리 소유의 산은 아니지만 잡목들을 깍습니다.
초석잠밭에 햇빛이 들때까지 잡목을 깎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하늘을 보니...
하늘에도 횡단보도가 그려졌습니다.
마음속으로 저 하늘위를 걸어봅니다.
집에 들어와 보니 울엄닌 경로당에 가신 모양입니다.
전날 이웃집 아저씨로부터 오늘 경로당에서 어느분이 떡을 준비해놓는다고 연락이 있었거든요.
호미들고 3시간 정도 쪼그려앉아 대략 3~4kg 캐어
포장작업을 하여 차에 싣습니다.
이렇게 한달반 동안의 초석잠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이제 둬달 동안은 게으름 좀 피워야할까 봅니다. ^^
해가 뉘엿해지니 울엄니 경로당에서 돌아옵니다.
" 떡은 누가 준비한 거야? " 하니
홍천읍에 사시는 분(69세라 하네요)이 일용직 임금으로 홍천관내에 있는 경로당에 다니면서 떡과 돼지머리 등등을 내놓는다 하더라 하시네요.
새해들어 포근한 날씨보다 오늘 경로당에 떡을 내놓으신 분의 마음이 더 포근하게 느껴지는...
'사는 것이 힘들어 죽겠다.' 란 우리들의 푸념이 낯이 뜨거워지는 말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춘천으로 향한 길에 어둠이 깔리듯,
지나친 시간들이 마음을 무겁게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