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주말에..(2016.12.10)
돌처럼
2016. 12. 12. 07:06
시골을 향한 차창엔 겨울빛이 스며들어
히터를 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따스함이 가득하고...
시골집
울 뒤 양지쪽으로 내려앉은 햇빛은
움츠렸던 땅을 툭툭 일으켜 세우는 듯 하고,
기둥에 살짝 잎을 틔운 리기다소나무는 햇빛을 모아 따스함을 솔잎에 전해준다.
산밑 길게 드리운 긴 그림자는
초석잠을 캐내야 하는 울엄니와 나의 바쁜 마음을 훼방이나 하려는 듯
밤새 내린 서릿발을 좀처럼 겨울햇살에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비닐옷을 입은 마늘밭은
그림자를 제껴놓고 겨울빛을 받아내며 하루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
점심을 먹으며 땅이 녹기를 기다리는 사이,
밭에 길게 드리웠던 그림자는 오후햇빛에 슬며시 산쪽으로 비켜섰다.
햇빛을 안고 앉으니...
겨울빛이 이리 따스한지 몰랐다.
그렇게 주말과 휴일
오후햇빛을 안고 초석잠 밭에 앉아 있었다.
더운 여름
찰옥수수가 영글어 가던 시기부터 산밑쪽에 매여져
멧돼지와 고라니의 침범을 막아주던 아이가 마당앞으로 내려왔다.
이들이 내려왔으니 올해 울엄니의 수고도 서서히 끝을 내는가 보다.
땅이 얼어 초석잠 작업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
울엄닌,
추운 바람이 아직 참을만 하다며 초석잠 주문을 더 받으란다.
이제 날은 점점 추워져
언 땅은 그 깊이를 더하니
그만 캐자고 하며 서쪽 붉은 능선을 바라보며 시골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