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16.11.19)
" 어디냐? 오늘도 시골에 갔니? "
춘천에 있는 고향친구의 전화음성이 들립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주말이면 시골가서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 친구가 어느정도 일이 끝나지 않았을까,
짐작을 하고 전화를 한 모양입니다.
" 시골 가지않았으면 등산 같이하자고 전화했지."
- " 난 땅이 얼어야 주말에 쉰다니까~"
" 요즘 왜 이렇게 따뜻한 거야~? 땅이 안얼어~ "
- " 땅이 얼면 내가 전화할께~"
시골에 내려가니 울엄닌 벌써 김장배추를 소금에 절여 다 씻어놓았습니다.
누이가 중국여행 갔다와서 20일경에 시골에 온다고 했다네요.
울엄니가 김장에 쓸 양념꺼리를 준비하는 동안,
밭가쪽으로 늘어선 나무들을 잘라 정리합니다.
한낮에 시골에 도착한 것도 있지만 밭가로 늘어선 나무들을 정리하다 보니 하루해가 저뭅니다.
중국여행중인지 전화연결이 안되는 누이에 울엄니는 두루 걱정이 있나봅니다.
여행중에 사고가 있는 건 아닌지,
배추를 절여 씻어놓았는데 누이가 안오는 건 아닌지... 두루두루 말입니다. ^^
우여곡절 끝에 누이랑 통화가 되고...
밭머리까지 내려오는 멧돼지들 때문인지
울뒤의 개가 몇번을 시끄럽게 짖어대는 밤을 보내고,
여독이 풀리지 않았을 누이가 매형과 함께 일요일 아침일찍 시골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반대편 밭가의 나무들을 정리하다 보니
날이 너무 따뜻합니다.
덕분에 땀 좀 흘렸네요.
밭가의 나무들을 정리하고
지난번 비닐하우스안에 놓았던 서리태를 털고나니,
김장을 마친 누이와 매형이 간다고 합니다.
이제 밭에 남은 건 초석잠뿐,
몇번의 서리를 맞더니 초석잠줄기가 낙엽색을 띠고 있습니다.
호미를 들고 상태를 확인하니 이제부터 캐야 할 듯 싶네요.
짧아진 해에
일찍 마루를 뜨는 가을빛 마냥
저도 11월 중반의 주말의 일을 마치고 어둠이 내리기 전 춘천을 향합니다.
오늘 울엄니와 누이가 수고를 둔 김치통을 들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