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2016.07.16)
주말 새벽부터 장맛비가 내리고...
초복이 있는 주(週)라 생닭 1마리를 사들고 시골로 향합니다.
들깨모종을 내느라 하루의 시간이 모자라는 울엄니,
뒷밭에 옥수수 넘어뜨리는 소리가 났다고 가보았느냐는 이웃의 얘기에 혹 멧돼지일까 두려움이 있어 가보지는 못했다네요.
우산 받쳐들고 뒷밭을 한바퀴 둘러보니 며칠내로 수확이 될 이웃집의 옥수수를 너구리 소행인 듯 넘어뜨린 곳이
꽤나 되네요.
뒤란의 고야나무에선 농익은 열매가 찾는 이 없다고 토라지며 잔뜩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힘들게 가지를 붙잡고 있는 고야를 한움큼 따서 입안에 하나둘 넣어봅니다.
내리는 비에 할 일을 못하니
지난 주에 캤던 감자를 두세개 깎아 채를 썰고, 계란 2개, 청양고추 2개를 썰어넣고 튀김가루와 밀가루에 소금을 조금넣고 반죽을 하여
부침개를 만들어봅니다.
처음으로 감자를 채를 썬 형태로 부침개를 만들어 보았는데...
맛있습니다. ^^
비가 그쳐야 주말만이라도 일손을 거두는데...
그칠 줄을 모르고 장맛비는 계속 내립니다.
가랑비 수준인 틈을 타서 뒷밭의 밭둑을 예초기로 깎습니다.
비가 오니 할 일은 많은데 손을 못대니,
비가 와도 주말에 오지말고 주중에 왔으면 좋겠습니다. ^^
휴일 아침,
밭둑에 선 달맞이꽃이 장맛비에 꽃잎을 접고 잠을 청하지 못했는지 밤새 빗방울을 꽃잎에 달고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식전부터 들깨모종을 뽑아내고 있는 울엄니,
그 시간에 산밑쪽으로 있는 밭둑을 예초기로 깎아내고...
울엄니가 뽑은 들깨모종을 옥수수밭에 정식을 합니다. 들깨모종도 3주째 하고 있는데 울엄닌 비가 오는 날이면 매일 이렇게
지냈으니...
수꽃(일명 개꼬리)을 피운 조용하던 옥수수밭엔 오전 10시경이 되자, 어디서 날아들었는지 양봉벌들이 바쁜 하루의 시간이라고 소리치고 있습니다. 여전 꿀벌들의 소리가 양봉장에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들의 부지런함을 들으며 들깨모종을 심는데, 들깨꽃이 필 무렵 양봉벌들의 부지런한 소리를 다시한번 듣게 되겠지요.
고추도 하나 둘 빨갛게 물들이기 시작하는데...
들깨모종을 심는데 여념이 없는 울엄니 시간엔 이들도 지금의 시간에선 관심밖 대상입니다.
주말의 장맛비가 멈추었던 수로에 물을 내립니다.
1차로 파종한 옥수수인데 다음주부터 수확이 예상됩니다.
너구리와 산까치, 그리고 혹시 모를 멧돼지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는데...
지금의 산까치는 옥수수밭의 땅에 앉아 굼벵이들을 잡아먹고 있는지 땅으로만 날아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구입했던 고무줄총은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네요. ^^
언제부턴가,
꾀꼬리를 비롯한 산새 소리가 사라져도 검은등뻐꾸기의 소리가 들리더만
지금은 그 소리도 사라진 듯 합니다.
바쁜 시간이지만 장맛비에 지난 봄날을 생각하니
세월 참 빠릅니다.
간혹,
목청을 가다듬지 못한 참매미가 깨액 대는데
곧 그들의 소리가 시끄럽다고 할 시간이 머지않은 듯 합니다.